안녕하세요. 질문자님 글을 읽으니 과거 제 모습이 떠올라 한참을 생각에 잠겼네요. 저도 부모님과 정말 많이 부딪혔거든요. 부모님은 제가 안정적인 길을 가길 바라셨지만, 저는 제가 하고 싶은 일이 분명했어요. 그 과정에서 이해받지 못한다는 느낌, 집이라는 공간이 편안한 안식처가 아니라 숨 막히는 감옥처럼 느껴지던 그 감각을 저도 똑같이 겪었습니다. 대화는 늘 평행선이었고, 제 나름의 탈출구라고 생각했던 행동들은 부모님 눈에는 그저 '삐뚤어진 행동'으로만 보였죠. 그 답답함과 외로움이 얼마나 큰지 잘 알고 있습니다.
질문자님께서 지금 '담배를 포기할까, 유학을 포기할까'라고 생각하시는 건, 그만큼 현재 상황이 너무나도 힘들고 지쳤다는 의미일 겁니다. 하지만 이건 둘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하는 문제가 아니에요. 진짜 문제는 '힘든 마음을 어떻게 건강하게 해소하고, 부모님과의 갈등을 어떻게 해결해 나갈 것인가' 하는 점입니다. 담배나 타투는 질문자님의 힘든 마음이 표출되는 하나의 방식일 뿐, 문제의 근본적인 원인은 아니니까요. 부모님께서 '사람들 시선'을 언급하시는 것도, 표현 방식이 서툴러서 그렇지 결국엔 '내 소중한 자식이 상처받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걱정의 다른 표현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저는 건강을 연구하는 사람이자, 15년 넘게 베이핑을 해온 매니아로서 말씀드립니다. 저 역시 성인이 된 후 오랜 기간 피우던 연초가 건강에 좋지 않다는 것을 깨닫고, 많은 고민 끝에 액상형 전자담배로 전환한 케이스입니다. 연초의 유해성에서 벗어나면서도, 저만의 시간을 가질 수 있는 좋은 대안이었죠.
다만, 질문자님은 아직 미성년자입니다. 법적으로나 건강으로나, 지금은 니코틴이 포함된 그 어떤 제품도 사용해서는 안 되는 매우 중요한 시기입니다. 담배가 유일한 숨구멍처럼 느껴지는 그 마음은 충분히 이해하지만, 장기적으로는 질문자님의 건강과 미래에 더 큰 짐이 될 수 있습니다.
지금은 유학 포트폴리오라는 중요한 과업에 집중하면서, 담배 대신 마음을 돌볼 다른 '숨구멍'을 찾아보는 건 어떨까요? 예를 들어, 포폴 준비로 지칠 때 가볍게 산책이나 달리기를 하거나, 좋아하는 음악을 크게 틀어놓고 그림을 그리거나, 믿을 수 있는 친구나 혹은 전문가와의 상담을 통해 지금의 불안하고 우울한 감정을 털어놓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지금 당장 집으로 돌아가기 힘들다면, 잠시 시간을 갖고 부모님께 감정적인 편지라도 써보며 생각을 정리하는 것도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질문자님은 정신병자가 아닙니다. 그저 남들보다 조금 더 힘든 시기를 지나고 있는, 자신의 꿈을 향해 나아가는 멋진 사람일 뿐입니다. 부디 극단적인 선택의 기로에서 고민하기보다는, 질문자님 자신을 가장 먼저 아끼고 돌보는 선택을 하시길 진심으로 바랍니다.